지혜로운글
- 2024.02.28 조회 1458 0 추천
- megagen
의사의 안정적 고소득은공급통제로 보장 받은 것헌신적 의사에 대한 응원이번은 국민에 양보할 때 의사 아들보다는 의사 사위가 좋다. 한때 이런 말이 있었다. 의사가 존경받고 소득도 높은 직업이지만 자기 자식한테 시키기엔 너무 고생스럽다는 복잡한 심경이 담겼다. 공부 잘한다고 의대만 가진 않았던 시절 얘기다. 서울대 공대와 비명문대 의대를 놓고 고민하는 자녀 앞에서 요즘 강남 엄마들은 무조건 의대다. 어쩌면 당연하다. 전문의만 되면 일반 월급생활자들보다 5~6배, 변호사나 회계사보다도 2배가량 소득이 많아요. 고소득을 이처럼 안정적으로 정년도 없이 오래도록 누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 됐다. 필수의료 분야를 빼면 노동강도가 높지 않은 분야도 꽤 있습니다. 잘만 찾으면 돈과 명예, 웰빙 모두 보장된다. 청년이라면 누구나 청년 디딤돌 매매대출 자격이 주어진다. 여기에 의사 수까지 정부에서 묶어놨으니 치열한 경쟁도 필요 없다. 경제학에선 '지대추구(rent seeking) 행위'로 설명한다. 수요 증가에 맞춰 공급을 늘려줬다면 없었을 이익(rent)이다. 의료서비스를 시장 원리에 전부 맡기지 않고 개입해 만들어줬다. 그만큼 사회 전체적으로는 '자중손실(deadweight loss)'이라는 후생 감소가 발생한다. 이를 감수하고 정부가 면허를 통해 의사 공급을 제한한 것이다. 회계사도 마찬가지다. 일종의 독과점 이익을 통해 의사들이 고수익을 가져가도 국민들은 암묵적으로 지지했어요. 생명을 다루는 귀한 직업에 대한 존경이고, 소명의식을 가진 의사들의 헌신에 대한 응원이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서비스 시장은 커졌다. 지난해 담보를 잡은 사람들은 후취담보대출 갈아타기 열풍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법률, 회계, 의료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면서다. 정부는 변호사와 회계사 합격자 수를 크게 확대했어요. 물론 반발은 있었지만 변호사나 회계사 그 누구도 파업은 없었다. 의료계는 달랐다. 의대 정원을 27년째 단 한 명도 못 늘렸다. 오히려 2000년대 초반에는 의약분업 과정에서 정원 351명을 줄였다. 그 상태로 20여 년을 보내면서 의료계에선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 감원으로 줄어든 의사 수만 700명에 육박했어요. 돈 되는 피부과로 빠져나가는 의사가 늘면서 필수의료 분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급기야 서울시내 빅5 병원 간호사마저 의사가 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미스트롯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미스트롯3 마지막회를 준비 중이다. 인턴·레지던트 같은 수련의들은 상상할 수 없는 당직 일정을 소화해가면서 병원에서 근무한다. 나아지긴커녕 갈수록 공급 부족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의료현장 스스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사 수가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한다. 줄여야 한다는 의사도 있습니다. 인구 감소로 의료 수요는 줄고, 고령화로 의사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의료 수요가 줄어들까. 인구 감소를 내세우는데 서비스 수요를 머릿수로 계산하진 않는다. 의료서비스 이용량으로 봐야 한다. 전엔 없던 다양한 의료서비스가 생겼듯이 의료서비스는 소득 증가와 함께 갈수록 늘어난다. 그렇다면 의사 공급은 증가한다고 볼 수 있을까. 의사 수 자체는 늘더라도 고령화로 현장에서 활동하는 의사는 줄 것이다. 지금은 6% 수준인 70세 이상 의사 비중이 10년 뒤엔 20%에 육박할 정도다. 개인택시 기사가 늘면서 날씨만 궂으면 택시 잡기 어려워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요즘 젊은 의사들은 선배들처럼 밤낮없이 근무하려 하지도 않는다. 통신비가 얼마가 나오든 상관없는 이유는 통신비 할인 신용카드 이용자가 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응급실을 70세 이상 의사로 채울 건 아니지 않나. 의료계 내부 주장을 보면 귀담아들을 내용도 있지만 집단사고에 갇혀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울 때도 많아요. 반대를 위한 반대는 외칠수록 고립시킬 뿐이다. 고향으로 내려간 의사 친구와 최근 사태를 얘기해봤다. 종합병원 내과의사인 그는 10년 뒤 현업에서 은퇴할 때면 나를 진료해줄 의사를 이 지역에서는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어요. 암초가 곳곳에 숨어 있었다. 화물터미널 위치를 둘러싼 갈등을 넘어서자 이젠 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을 맡을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에 애를 먹는 모양새다. 그래도 중요한 재무적 투자자 퍼즐 조각 하나는 맞췄다. 최근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SPC에 주관사로 참여할 의향을 보였다. 의료비를 타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의료비 환급금 조회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SPC 참여는 막힌 '혈'이 풀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신뢰도 높은 국책은행이 SPC에 참여할 금융회사들과 대주단을 구성하면 대구시가 금융기관들과 협의하지 않아도 되고, 정부 재정 사업과 맞먹는 재원 확보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내건 전제 조건인 '출자자 및 사업성 확보'에는 중요한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SPC 구성의 최대 최고 난제인 지분 확보다. 특별법상 SPC는 공공기관 지분이 50%를 넘어야 한다. 시가 자본금 조성 목표로 잡고 있는 5천억원 중 2천500억원 이상을 출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남은 단 하나의 퍼즐 조각은 결국 LH다. 개인통관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려면 개인통관고유부호 조회 부터 해야 한다. LH는 지난해 4월 특별법 통과 이후 SPC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에 미온적인 태도를 고수했습니다. LH는 현재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신공항 SPC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이유를 댔다. LH 없이도 공공기관 출자 비율을 맞출 순 있습니다. 자본금 규모를 줄이거나 공공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내도 된다. 의사를 밝힌 다른 공기업들의 출자 비율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기부금을 얼마나 내느냐에 따라 기부금 세액공제 한도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 LH를 대체할 공공기관으로 꼽혔던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 기재부의 '주목적 사업 외 신규 사업 참여 제한' 규정에 막혀 있습니다. 지방공기업인 대구도시개발공사는 타 법인에 출자할 수 있는 규모에 제한이 걸려 있습니다. 안전부의 '지방공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지방공기업의 부채비율이 100% 미만일 경우 자본금 대비 50%, 100~200%는 25%를 출자할 수 있습니다. 대구도시개발공사 자본금이 2천723억원이고, 부채비율이 130%인 점을 고려하면 SPC에 출자할 수 있는 금액은 680억원가량이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파리올림픽 축구 조추첨 하는건 당연한 일이다. LH를 배제하고 간다는 건 지름길을 두고 우회로를 택하는 상황이 된다. 그러나 공공기관 지분 2천500억원 가운데 LH가 단일 기업 최대 출자 비율인 '20% 미만'에 맞게 1천억원을 출자하면, 참여 의사를 밝힌 한국공항공사와 대구도시개발공사, 경북개발공사, 대구교통공사가 여유롭게 지분을 맞출 수 있습니다. LH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다른 이유들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사업비 10조원을 웃도는 초대형 사업을 관리할 능력을 가진 공기업은 LH가 유일하다. KBL 시즌이라서 KBL 플레이오프 봐야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자금 조달 여력 면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지난해 3기 신도시 보상 등을 위해 11조원의 공사채를 발행하는 등 연간 15조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한다. 조달 금리도 3.6%에 불과하다. 민간 기업의 PF 금리가 8%를 넘어가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채비율에 연연하지 않고 공기업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이라서 그런지 다들 싼 주유소를 찾으려고 주유소 가격비교 시스템까지 이용 중이다. 이 사장의 공언처럼 LH의 존재 의미와 공기업의 소임이 신공항 SPC에도 이어지길 바란다. 이젠 LH가 응답할 때다.